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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는 내 알 바가 아니라고? 수정판 ‘알바’는 내 ‘알 바’가 아니라고? 김경욱, 1. 돈이 필요했다. 엄마는 내색을 안하려고 했지만, 어제밤 내내 엄마는 자꾸만 우두커니 서서, 멍해져 있었다. 밥을 먹다가, 빨래를 개다가, 어제 먹던 깻잎통이 어디 있는지, 아빠 작업복은 어디에 두는지, 수정이가 엄마에게 물을 때마다 엄마는 답이 없었다. 몇 번이나 다시 불러야 엄마는 화들짝 깨며 수정이를 보았다. 아, 그래, 수정아, 뭐라고 그랬지? 하며 엄마는 물었지만, 그 물음 뒤에 서려 있는 아득한 표정을 엄마는 수정이에게 감추지 못했다. 분명 방과후수업비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제 아침 조례가 끝나고 담임샘이 수정이를 교무실로 불렀다. 지난 3월부터 방과후수업비가 밀려 있으니 이번 주 안으로 꼭 내 주시라고 부모님께 알려드리라고 하셨다. 가끔 부모.. 더보기
아침밥을 먹을 "권리" 1차본. 꾸역꾸역 A4 9매 아침밥을 먹을 "권리" 10월 단편소설 - 프란츠 카프카, "모든걸 걸고 널 들이킨 나 이젠 돌이킬 수도 없다" 짧은 간주 뒤에, 제일 좋아하는 오빠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지만 미지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왜냐고? 아침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 음악은 음악이 아니다. 내 귀를 즐겁게 해줄 순수한 목적으로 울려퍼지는 소리가 아니라 내 몸을 일으키게 해줄 다른 목적을 지닌 소리다. 그런 까닭에 아무리 좋은 노래라고 해도 핸드폰 알람으로 맞추어놓으면 도무지 오래 들을 수가 없다. 멍하니 TV채널을 돌리던 중에 그 노래가 나오면 아주 잠깐이지만 인상을 찌뿌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도대체 왜 그럴까? 나는 이 노래가 좋은데, 나는 그저 오빠들과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을 뿐인데. 아침. 이 놈이 문제다.. 더보기
맥도날드 사수대작전-2/3 ‘알바’는 내 ‘알 바’가 아니라고?김경욱, 1. 돈이 필요했다. 엄마는 내색을 안하려고 했지만, 어제밤 내내 엄마는 자꾸만 우두커니 서서, 멍해져 있었다. 밥을 먹다가, 빨래를 개다가, 어제 먹던 깻잎통이 어디 있는지, 아빠 작업복은 어디에 두는지, 수정이가 엄마에게 물을 때마다 엄마는 답이 없었다. 몇 번이나 다시 불러야 엄마는 화들짝 깨며 수정이를 보았다. 아, 그래, 수정아, 뭐라고 그랬지? 하며 엄마는 물었지만, 그 물음 뒤에 서려 있는 아득한 표정을 엄마는 수정이에게 감추지 못했다. 분명 방과후수업비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제 아침 조례가 끝나고 담임샘이 수정이를 교무실로 불렀다. 지난 3월부터 방과후수업비가 밀려 있으니 이번 주 안으로 꼭 내 주시라고 부모님께 알려드리라고 하셨다. 가끔 부모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