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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

완-빨간약, 혹은 대일밴드(완결) 빨간 약, 혹은 대일밴드김소진, 1. “저기... 수, 수정아... 같이 가..어멋!!” 우당탕탕, 철퍼덕. 쿵... 아야... 아이고 아파라... 아놔, 진짜. 오늘도 넘어졌다.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멀리 수정이를 본 듯해서 부르며 달려가던 참에 운동장 흙바닥에서 발라당 엎어진 것이었다. 에라이.. 대체 내 무릎관절에는 무슨 중요한 부품이 하나 빠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달팽이관이라던가, 그 귀 속에서 균형을 맞춘다는 그게 뭔가 심각하게 덜 꼬여서 그런 것인지, 유독 자기만 왜 이렇게 자꾸 넘어지는 건가 싶어서 미지는 속이 상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자주 넘어지는 미지였다. 그래서 미지의 무릎과 팔꿈치 주변에는 쓸리고 까진 흉터가 유난히 많았다. 얼마나 자주 넘어졌는지 아기 때는 한 달.. 더보기
빨간약, 혹은 대일밴드 완성판 빨간 약, 혹은 대일밴드김소진, 1. “저기... 수, 수정아... 같이 가..어멋!!” 우당탕탕, 철퍼덕. 쿵... 아야... 아이고 아파라... 아놔, 진짜. 오늘도 넘어졌다.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멀리 수정이를 본 듯해서 부르며 달려가던 참에 운동장 흙바닥에서 발라당 엎어진 것이었다. 에라이.. 대체 내 무릎관절에는 무슨 중요한 부품이 하나 빠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달팽이관이라던가, 그 귀 속에서 균형을 맞춘다는 그게 뭔가 심각하게 덜 꼬여서 그런 것인지, 유독 자기만 왜 이렇게 자꾸 넘어지는 건가 싶어서 미지는 속이 상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자주 넘어지는 미지였다. 그래서 미지의 무릎과 팔꿈치 주변에는 온갖 쓸리고 까진 흉터가 유난히 많았다. 얼마나 자주 넘어졌는지 아기 때는 .. 더보기
빨간 약, 혹은 대일밴드 - 2/4 빨간 약, 혹은 대일밴드김소진, 1. “저기... 수정아... 같이 가..어멋!!” 우당탕탕, 철퍼덕. 쿵... 아야... 아이고 아파라... 아놔, 진짜. 오늘도 넘어졌다.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멀리 수정이를 본 듯해서 부르며 달려가던 참에 운동장 흙바닥에서 발라당 엎어진 것이었다. 에라이.. 대체 내 무릎관절에는 무슨 중요한 부품이 하나 빠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달팽이관이라던가, 그 귀 속에서 균형을 맞춘다는 그게 뭔가 심각하게 덜 꼬여서 그런 것인지, 유독 자기만 왜 이렇게 자꾸 넘어지는 건가 싶어서 미지는 속이 상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자주 넘어지는 미지였다. 그래서 미지의 무릎과 팔꿈치 주변에는 온갖 쓸리고 까진 흉터가 유난히 많았다. 얼마나 자주 넘어졌는지, 아기 때는 한 .. 더보기
빨간 약, 혹은 대일밴드 1/ 4 빨간 약, 혹은 대일밴드김소진, 1. “저기... 수정아... 같이 가..어멋!!” 우당탕탕, 철퍼덕. 쿵... 아야... 아이고 아파라... 아놔, 진짜. 오늘도 넘어졌다.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멀리 수정이를 본 듯해서 부르며 달려가던 참에 운동장 흙바닥에서 발라당 엎어진 것이었다. 에라이.. 대체 내 무릎관절에는 무슨 중요한 부품이 하나 빠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달팽이관이라던가, 그 귀 속에서 균형을 맞춘다는 그게 뭔가 심각하게 덜 꼬여서 그런 것인지, 유독 자기만 왜 이렇게 자꾸 넘어지는 건가 싶어서 미지는 속이 상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자주 넘어지는 미지였다. 그래서 미지의 무릎과 팔꿈치 주변에는 온갖 쓸리고 까진 흉터가 유난히 많았다. 얼마나 자주 넘어졌는지, 아기 때는 한 .. 더보기
목차 1 지원- '사랑'인듯, '사랑'아닌, '사랑'같은.. 레스터 델 레이, 2 미지- 아침밥을 먹을 '권리' 카프카, 3 미지- 머리카락을 기를 '자유' 김승옥, 4 수정- ‘알바'는 내 '알 바'가 아니라고? 김경욱, 5 단비- '꿈'이냐 돈이냐 박민규, 6 미지- 빨간 약, 혹은 대일밴드 김소진, 이게 흐름이 좋은 것 같아.차갑게 시작해서 따뜻하게지원에서 미지로사랑에서 사회 역사를 거쳐 사랑으로개인에서 사회를 거쳐 개인으로친구 미지 미지 친구 친구 미지 요것도 좋고. 더보기
'꿈'이냐 돈이냐 "꿈"이냐, 돈이냐 4월 단편소설 박민규, "야, 미지야. 너 그거 봤어?" "뭐?" "케이블에서 하는 드라마 말야. 고등학생이 대기업 본부장인가로 나오는." "아. 그거 알아. 근데 아직 보진 못했는데, 벌써 시작했어?" "어. 이번 주말에 시작했는데, 대박. 꼭 봐? 보고 이야기 좀 하자 나랑." "그 드라마가 왜?" "아니 뭔가 말이 안되는 것 같으면서도 재밌고, 이제 첫 화긴 한데 남주 매력 터지고. 딱 내 스타일이거든. 이 드라마의 향후 전개에 대해서 예비 작가님한테 이야기를 꼭 듣고 싶어서 말야." "정말 요샌 케이블이 대세라니깐. 보기만 하면 열불 터지는 막장 드라마 없지, 뻔하디 뻔한 재벌 드라마도 없지. 소재도 신선하고. 배우들도 신선하고." "그건 그래. 근데 나는 뻔한 드라마도 보다보.. 더보기
알바는 내 알 바가 아니라고? 완성판 ‘알바’는 내 ‘알 바’가 아니라고?김경욱, 1. 돈이 필요했다. 엄마는 내색을 안하려고 했지만, 어제밤 내내 엄마는 자꾸만 우두커니 서서, 멍해져 있었다. 밥을 먹다가, 빨래를 개다가, 어제 먹던 깻잎통이 어디 있는지, 아빠 작업복은 어디에 두는지, 수정이가 엄마에게 물을 때마다 엄마는 답이 없었다. 몇 번이나 다시 불러야 엄마는 화들짝 깨며 수정이를 보았다. 아, 그래, 수정아, 뭐라고 그랬지? 하며 엄마는 물었지만, 그 물음 뒤에 서려 있는 아득한 표정을 엄마는 수정이에게 감추지 못했다. 분명 방과후수업비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제 아침 조례가 끝나고 담임샘이 수정이를 교무실로 불렀다. 지난 3월부터 방과후수업비가 밀려 있으니 이번 주 안으로 꼭 내 주시라고 부모님께 알려드리라고 하셨다. 가끔 부모님.. 더보기
알바는 내 알 바가 아니라고? 수정판 ‘알바’는 내 ‘알 바’가 아니라고? 김경욱, 1. 돈이 필요했다. 엄마는 내색을 안하려고 했지만, 어제밤 내내 엄마는 자꾸만 우두커니 서서, 멍해져 있었다. 밥을 먹다가, 빨래를 개다가, 어제 먹던 깻잎통이 어디 있는지, 아빠 작업복은 어디에 두는지, 수정이가 엄마에게 물을 때마다 엄마는 답이 없었다. 몇 번이나 다시 불러야 엄마는 화들짝 깨며 수정이를 보았다. 아, 그래, 수정아, 뭐라고 그랬지? 하며 엄마는 물었지만, 그 물음 뒤에 서려 있는 아득한 표정을 엄마는 수정이에게 감추지 못했다. 분명 방과후수업비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제 아침 조례가 끝나고 담임샘이 수정이를 교무실로 불렀다. 지난 3월부터 방과후수업비가 밀려 있으니 이번 주 안으로 꼭 내 주시라고 부모님께 알려드리라고 하셨다. 가끔 부모.. 더보기
아침밥을 먹을 "권리" 1차본. 꾸역꾸역 A4 9매 아침밥을 먹을 "권리" 10월 단편소설 - 프란츠 카프카, "모든걸 걸고 널 들이킨 나 이젠 돌이킬 수도 없다" 짧은 간주 뒤에, 제일 좋아하는 오빠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지만 미지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왜냐고? 아침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 음악은 음악이 아니다. 내 귀를 즐겁게 해줄 순수한 목적으로 울려퍼지는 소리가 아니라 내 몸을 일으키게 해줄 다른 목적을 지닌 소리다. 그런 까닭에 아무리 좋은 노래라고 해도 핸드폰 알람으로 맞추어놓으면 도무지 오래 들을 수가 없다. 멍하니 TV채널을 돌리던 중에 그 노래가 나오면 아주 잠깐이지만 인상을 찌뿌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도대체 왜 그럴까? 나는 이 노래가 좋은데, 나는 그저 오빠들과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을 뿐인데. 아침. 이 놈이 문제다.. 더보기
맥도날드 사수대작전-2/3 ‘알바’는 내 ‘알 바’가 아니라고?김경욱, 1. 돈이 필요했다. 엄마는 내색을 안하려고 했지만, 어제밤 내내 엄마는 자꾸만 우두커니 서서, 멍해져 있었다. 밥을 먹다가, 빨래를 개다가, 어제 먹던 깻잎통이 어디 있는지, 아빠 작업복은 어디에 두는지, 수정이가 엄마에게 물을 때마다 엄마는 답이 없었다. 몇 번이나 다시 불러야 엄마는 화들짝 깨며 수정이를 보았다. 아, 그래, 수정아, 뭐라고 그랬지? 하며 엄마는 물었지만, 그 물음 뒤에 서려 있는 아득한 표정을 엄마는 수정이에게 감추지 못했다. 분명 방과후수업비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제 아침 조례가 끝나고 담임샘이 수정이를 교무실로 불렀다. 지난 3월부터 방과후수업비가 밀려 있으니 이번 주 안으로 꼭 내 주시라고 부모님께 알려드리라고 하셨다. 가끔 부모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