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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여성, 실격 다자이 오사무, “아유, 스타킹 또 나갔어!” “뭐하다 그랬는데?” “몰라. 또 어딘가에 긁혔나 보지.” “에이그, 여자가 칠칠맞기는.” “야, 그럴 수도 있지. 거기서 여자가 왜 나오냐? 그럼 여자가 스타킹 찢어먹지 남자가 찢어먹니?” 그래. 굳이 거기서 여자가 나올 필요는 없다. 여자니까 몸가짐이 단정해야지, 이런 건 후져도 너어무 후진, 이를 테면 사랑하는 여자가 생겨 갖은 반대를 무릅쓰고 죽어라고 가족들을 설득해 이제 막 결혼에 골인하려는 찰나 “걔, 니 여동생이다.”와 같은 대사를 듣는 것처럼 김빠지는 일인 것이다. 21세기도 꾸역꾸역, 지루하고 무던하게 흘러가고 있고 세상은 이를 테면 아무 일도 없고, (아니 사실은 일이 너무 많아 어딘가에 빼곡하게 적어놓지 않는 이상 일일이 기억.. 더보기
레몬 트리 최종본 2차 이응준, 나는 그럴 수도 있다고 봐 “야, 이런 남자는 진짜 싫다. 나는 절대 이런 남자는 만나지 않을 거야.” “그래. 한겨울에 동물원에서 이별이라니, 그것도 여자는 기다리는데 일부러 안 나간 건 좀 심했지?”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하던가. 진짜 왜 그런대니?” “그거 분명 카메라 주기 싫어서 그랬을 거야. 남자새끼가 찌질하기는. 아 짜증나.” “나는 그럴 수도 있다고 봐.” 혜민이의 갑작스런 말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이런 시간엔 그저 고개만 끄덕끄덕 해줘도 쉽게 돈독해지곤 하는 게 당연한 일상인데 이런 신선한 태클이라니. 잠시 어색한 시간이 흐른 뒤에 미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데 혜민아, 왜?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니, 그럴 수 있지 않겠어? 남자가 먼저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연애가 시.. 더보기
레몬트리 최종본. 이응준, 나는 그럴 수도 있다고 봐 “야, 이런 남자는 진짜 싫다. 나는 절대 이런 남자는 만나지 않을 거야.” “그래. 한겨울에 동물원에서 이별이라니, 그것도 여자는 기다리는데 일부러 안 나간 건 좀 심했지?”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하던가. 진짜 왜 그런대니?” “그거 분명 카메라 주기 싫어서 그랬을 거야. 남자새끼가 찌질하기는. 아 짜증나.” “나는 그럴 수도 있다고 봐.” 혜민이의 갑작스런 말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이런 시간엔 그저 고개만 끄덕끄덕 해줘도 쉽게 돈독해지곤 하는 게 당연한 일상인데 이런 신선한 태클이라니. 잠시 어색한 시간이 흐른 뒤에 미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데 혜민아, 왜?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니, 그럴 수 있지 않겠어? 남자가 먼저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연애가 시.. 더보기